[앵커]
인천공항이 1억 원 가까이 들여 주문 제작한 청소차가 청소는커녕 먼지만 뿌리고 다닌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.
인천공항공사가 문제가 있는 청소차를 도입했다는 문책을 피하려 억지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습니다.
권남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기자]
주차장을 청소하는 소형 청소차 위로 마치 뭉게구름 같은 먼지가 피어오릅니다.
청소하는 건지, 먼지를 뿌리고 다니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.
[청소차 운행 직원 : 이 정도면 사람이 마대하고 빗자루를 가지고 다니는 게 훨씬 효율적으로 낫지 않을까 생각합니다.]
방금 청소차가 지나간 자리입니다.
먼지까지 내며 요란하게 청소를 했지만, 쓰레기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.
문제는 청소 능력뿐만이 아닙니다.
직진이 제대로 안 돼 운전대에 계속 힘을 줘야 하고, 속도가 느려 공항 내 도로에서도 사용하기 위험합니다.
이 청소차는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2011년 9천만 원을 주고 주문 제작했습니다.
여객터미널 인근 곡선도로 등 인천공항의 도로 사정에 맞는 소형 청소차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.
인천공항 측은 청소차의 문제점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고 해명했습니다.
[인천공항공사 관계자 : 아예 장기주차장에다 주차를 시켜 놓고 장기주차장이나 (곡선 길) 사이를 청소할 수 있도록….]
하지만 내부 직원들의 설명은 전혀 다릅니다.
근본적인 문제점이 계속되면서 3년 가까이 주차장에 내버려뒀다는 내부 증언까지 나옵니다.
[청소차 정비 관련 직원 : 차 방전이라든지 점검을 하기 위해서 영내에서 시동을 걸어놓고 있었습니다. 한 3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. 2012년 정도부터 2015년 정도까지 해서….]
인천공항공사가 문제가 있는 청소차를 도입했다는 문책을 피하려 억지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됩니다.
[윤후덕 / 더불어민주당 국토위 의원 : 그 책임을 확인하고 싶지 않아서 즉각 조치를 안 하는 것으로 그렇게 (생각이) 됩니다. 이건 즉각 시정이 돼야 합니다.]
인천공항공사는 올해 6월 청소차와 관련해 내부 감사를 벌였지만, 큰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았다며 적극 사용을 권장했습니다.
인천공항 주차장에서 하루 2차례 운행하고 있는 이 청소차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고장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
YTN 권남기[kwonnk09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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